떠나는 사랑의 슬픔 / 雪花 박현희
흔히 슬픔이란
온몸을 족쇄로 얽어매어 놓은 듯
손가락 하나 제대로 움직일 수도 없고
숨 쉬는 것조차도 버거워 숨조차 쉴 수 없을 만큼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쩌지 못하는
무기력한 상황에 이르렀을 때
밀려드는 참담한 심정이라 말할 수 있을 테지요.
자신의 몸을 온통 송두리째 태운 후에
소리 없이 스러지는 불꽃처럼
한때 뜨겁던 사랑의 열정이
얼음장처럼 싸늘히 식어
차갑게 등을 돌리는 당신을 바라보면서도
보낼 수밖에 없는 무기력한 나 자신이
한없이 초라하고 보잘것없어
밀려드는 슬픔을 감당할 수가 없군요.
애원해도 소용없는 비정한 사랑 앞에
가슴이 미어질 듯 슬픔이 복받쳐 오르지만
더는 흘릴 눈물조차 남아 있지 않아
벼랑 끝까지 내몰린 가여운 들짐승처럼
발붙일 곳 하나 없이
막막하고 참담하기 이를 데 없는
이것이 바로 떠나는 사랑의 슬픔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