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雪花님사랑시

불 꺼진 그대 창가에서

들대 2013. 2. 2. 19:43

 

 

 


불 꺼진 그대 창가에서 / 雪花 박현희

가지가 부러지고

이파리가 떨어지는 나무의 아픔을

흔들고 지나가는 바람은 전혀 알지 못하듯이

한 줄기 바람처럼 스치고 지나간 그대로 말미암아

심한 사랑의 몸살을 앓아야만 했던

나의 아픔을 그대는 정녕 모르십니다.

사랑도 연민도 모두 부질없는 일이라지만

이렇듯 불 꺼진 그대 창가를 서성이는

초라한 나 자신을 발견하노라니

찢기고 상처 입은 인연의 덧없음에

허탈한 마음 금할 길이 없군요.

바람을 붙잡을 수는 없지만

느낄 수는 있을 테지요.

한 줄기 바람처럼 스쳐간 그대를

잡으려 했던 내가 어리석었다 해도

그대를 느끼고자 했던 나의 열망마저도

모두 헛된 욕심이었나 봅니다.

불 꺼진 그대 창가를 떠나지 못한 채

이렇듯 주위를 맴돌며 배회하는 것은

차마 안을 수 없는 그대였기에

더 주고 싶어도 줄 수 없었던

그대에게 못다 준 사랑이

아직도 내게 남은 까닭입니다.

 

 

     
가져온 곳 : 
블로그 >추억의 책장을 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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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설화 박현희| 원글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