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 틀리다>
- 시 : 돌샘/이길옥 -
내가 기분 상하고 비위 뒤틀리는 건
어디까지나 순전히 내 개인적인 문제다.
남이야 백주에 홀라당 벗고
네거리에서 육갑을 떨든지 말든지
전신주에 웃옷 걸어놓고
느긋하게 허리춤 내리고 시원하게 방뇨를 끝낸 뒤
부르르 몸서리를 치든지 말든지
대낮부터 만취해 자꾸 중심 놓치고 휘청거리다
울렁거리는 속 울컥 게워내든지 말든지
요조숙녀, 조강지처, 현모양처들이 떼거리로 허물 벗고
외간 남자와 뜨거운 불장난으로 타든지 말든지
사랑에 중독되어 세상 여자 다 데려다
깔고, 베고, 덮고 자든지 말든지
아, 그리고
많이 처먹어 배부른 자가 먹고 더 처먹다
배 터져 죽든지 말든지
그래, 그래
옷감 부족으로 자꾸 올라가는 치마 밑으로
붉은 팬티가 보이는 처녀가 애를 배든지 말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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