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쏟아져 내리던 날 / 용혜원
우연히
그대를 만날까
걷고 또 걸었습니다
거리에서
만난 아이들은
하늘을 바라보고 웃고 또 웃으며
너무나 행복한 표정들입니다
거리에서 만난 연인들은
쏟아져 내리는 눈이
둘만의 사랑을 축복한다는 듯
눈빛마저 호수같이 맑습니다
거리에서 만난 상인들은
쏟아져 내리는 눈 속에
또하루를 연명할
돈을 벌기 위해 사람들을 향하여
손짓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손짓이 애처로웠습니다
눈이 펑펑 쏟아져 내리던 날
거리에서 우연히
그대를 만날까
걷고 또 걸었습니다
거리엔 수많은 사람들이
파도치듯 밀려오고 밀려갔지만
그대는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