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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노래

시든 장미꽃의 노래

 

      시든 장미꽃의 노래 천창우 평택 안정리 기지촌 쪽방에는
      마지막 향기까지 낯선 벌 나비에 앗기고 시든 장미 50여 송이 버려져있다 선혈빛 인주 찍힌 성병검진 증 수치스런 목에 걸고 꽃병에 꽂혀
      슬픔을 포장하여 웃음 팔던 꽃 달러로 허기진 배 채운 사육사들 뉴타운 세운다고 쓸어낸단다 사령관도 이 손 안에 있었어! 트리니 로페즈의 유아 마이 션샤인 낭랑한 목소리 커피할머니 마흔여덟 아빠 된 이국땅 아들 앞에 어머니로 설 수 없는 아픔 산소호흡기로 살아도 숨이 가쁘다 “위안부는 왜놈들이 끌고 갔고 우리는 이 나라가 여기 끌고 온 거여!“ 6월이 저무는 날 세월이 바래 닮은 데가 없는 벽에 걸린 흑백사진 목에 걸려 꽃잎 한 장 또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