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없이 사람이 그리운 날이 있다.
어김없이 많은 사람들 틈을 비집고 서 있는 날
시선을 한 곳에 두지 못하고 마음도 한 곳에 두지 못하고
몸만 살아 움직인 날은 진짜 사람이 그립다.
가슴 속 뒤주에 꼭꼭 숨겨 두었던 속내 깊은 이야기 밤새 풀어 놓고
마음이 후련해 질 수 있는 그런 사람
세월이 가면 아무 것도 아닌 일 일지라도
눈물로 쏟아내면 채에 걸러
맑은 물로 내 가슴에 돌려 줄 뿌리 깊은 내 나무
아, 이젠 나 역시
누구의 눈물을 걸러 줄 그리운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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