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달과 금봉의 사랑..그리고 목조각의 염원
충북 제천시 백운면 평동리
박달재휴게소의 표지석 ⓒ copyright soodong-p
치악산의 맥을 이어 백운산이 되고
그 맥이 다시 구학산과 박달산 그리고 사랑산으로 이루어지는 그 줄기..
구학산과 사랑산 사이에 맞닿은 첩첩산중.. 그곳에 박달재가 있다.
1217년(고종4년)에 김취려장군이 거란의 10만 대군을 물리친곳이기도 하고
1268년 고장의 별초군이 몽고의 군사를 막아 내기도 한 곳이다.
또한 박달과 금봉의 사랑얘기도 전해 내려오며.. 박재홍의 노래 '천둥산 박달재'의
노래장소이기도 한 곳이다.
제천과 충주사이의 도로가 나면서..
자연 휴양림이 생기고 곧게 뻗은 새도로도 ?렸다.
구불구불한 구비고개를 넘지 않고도 박달재에는 쉬 오를수 있게 된다.
노랫말속의 '천둥산(천등산) 박달재'..
그러나 박달재는 실제로는 천등산이 아닌 사랑산에 위치한다.
과거 보러 한양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박달재를 지나 천등산을 넘어야 하는데
박달과 금봉의 사랑얘기를 하면서
천등산과 박달재가 합쳐진 모양새가 된것이다.
조선 중엽까지는 '이등령'이라 불리웠던 박달재..
이등령이란 뜻은 천등산과 지등산이 연이어 마루를 이룬다는 뜻이었다 한다.
그리고 인등산이 함께하니 천(天), 지(地), 인(人)을 모두 모인 장소로 옛적에는
민족의 기원과 하늘에게 천제를 올리기도 한 곳이다.
박달재의 입구.. ⓒ copyright soodong-p
박달재..
박.. 은 밝다, 크다, 하얗다, 높다, 성스럽다 등의 의미를 갖는 말이며
달.. 은 산 또는 언덕을 나타내는 말로.. 그대로 풀이 하면 '백산'이 되는데..
백산이란 태백산, 백두산 등의 동일한 의미로 해석되니..
이곳 박달재는 천제를 올리는 몇 안되는 곳 중의 한 곳이다.
박달과 금봉의 사랑탑. ⓒ copyright soodong-p
ⓒ copyright soodong-p
영남의 도령 박달은 과거의 꿈을 안고 한양을 올라가다가
평동마을의 한 농가에서 유숙을 하게 되었는데..
그 집의 딸 금봉이의 절절하고 연연한 자태에 넋을 빼앗기고..
금봉이도 박달도령의 늠름하고 준수한 용모에 마음을 빼앗긴다.
ⓒ copyright soodong-p
둘은 마음과 뜻이 서로 통하고 이어져
박달과 금봉은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달빛이 호젖한 밤
두 청춘은 사랑을 맹세하고 장래를 약속하며
밀회의 밤을 세웠다.
ⓒ copyright soodong-p
그러나 이들은 이별앞에서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정성을 다해 싸준 도토리묵을 허리춤에 달고
박달은 눈에 어른거리는 금봉을 애써 지워가며
이등령 아흔아홉구비를 꺽어돌며 눈물을 흘리며 떠난다.
한양에 도착한 박달은 오로지 금봉의 생각 뿐이었으니
과거가 제대로 치루어질리 없다. 결과는 낙방이다.
금봉을 보고픈 마음에 한걸음에 내닺고 싶으나
낙방의 초라한 보습을 보일수 없어 몇날 몇일을 가슴만 태운다.
ⓒ copyright soodong-p
금봉은 박달을 보낸날로 부터 성황님께 빌고 빌기를 석달 열흘..
끝내 소식이 없자 이등령 넘어 아흔 아홉구비를 박달의 이름을 부르며
오르내리다 마침내 실신하여 쓰러지며
사랑의 한을 안고 불귀의 객이 되고 만다.
ⓒ copyright soodong-p
그 후..박달은 금봉이의 삼우날 평동에 도착하여
금봉이의 허망한 죽음 앞에 실의와 허탈에 지쳐 의식을 잃고 만다.
박달의 앞에 금봉이가 애절하게 박달을 부르며 앞으로 지나갔다.
앞서가던 금봉이가 고개마루 정상벼랑에서
박달을 부르며 몸을 던지자..박달은 "금봉아!" 한마디를 부르며
급봉이를 잡았으나.. 이는 허상일뿐..
벼랑에서 떨어지고 마는 몸이 되었다.
그 박달과 금봉의 애절한 사랑얘기를 노래한 박달재 노래비. ⓒ copyright soodong-p
박달재 장승공원
박달재에 들어서면 휴계소에서부터 멋들어진(?)장승들의 모습을 보게된다.
보는이에 따라 해학적으로 또는 기괴하고 흉칙스러운 모습들이다.
젖가슴을 풀어 헤친 조각이 있는가 하면 육물을 꺼내 흔들어 대는 조각도 있다.
이 장승공원은 성각 스님이라는 분이 오래전부터 조성 해오는 공원으로..
성각스님은 박달재가 사랑을 이루지 못한 애달픈 곳이 아니라
사랑을 위해 죽을 수 있는 숭고한 사랑터라 말한다.
박달과 금봉의 사랑이다.
박달과 금봉의 한풀이를 해주는 곳이다.
목조각 공원에 들어서면..
박달과 금봉은 조각을 통해 사랑을 만끽한다.
그들을 둘러싸고 호위하는 십이지신의 목조각이 있고..
아기를 목마 태운 박달이 있고..
임신한 금봉의 풍만한 모습이 있다.
또한 기다림에 지쳐 길게 목을 빼고 있는 조각과
눈과 팔이 삐죽 튀어 나와 있기도 하다.
그리고 흉칙스러울정도로 정교한 남근 조각이 있다.
이곳은 천등산이 아닌 사랑산이다.
풍수학적으로 음산에 속하는
여자의 산에 남근을 만들어 세워둠으로
음양의 조화를 이룬다.
두번다시 박달과 금봉의 애절한 사연이
나지 않기를 바라는 기원도 담고 있다.
이처럼 목조각의 사연을 알고 나니
그 여기저기 널려 있는듯한 목조각들의 모습이
새롭게 다가온다.
박달과 금봉.. 그리고 목조각..
박달재에는..전설과 사랑이 있다.
그리고 그 사랑은 현재 진행형이다.
ⓒ copyright soodong-p
ⓒ copyright soodong-p
ⓒ copyright soodong-p
ⓒ copyright soodong-p
ⓒ copyright soodong-p
ⓒ copyright soodong-p
ⓒ copyright soodong-p
ⓒ copyright soodong-p
ⓒ copyright soodong-p
ⓒ copyright soodong-p
ⓒ copyright soodong-p
울고 넘는 박달재
(반야월 작사 / 김교성 작곡 / 박재홍 노래)
천둥산 박달재를 울고넘는 우리님아 물항라 저고리가 궂은비에 젖는구려
왕거미 집을짓는 고개마다 구비마다 울었소 소리쳤소 이가슴이 터지도록
부엉이 우는산골 나를두고 가는님아 돌아올 기약이나 성황님께 빌고가소
도토리 묵을싸서 허리춤에 달아주며 한사코 우는구나 박달재의 금봉이야
박달재 하늘고개 울고넘는 눈물고개 돌뿌리 걷어차며 돌아서는 이별길아
도라지 꽃이피는 고개마다 구비마다 금봉아 불러보나 산울림만 외롭구나
♪울고 넘는 박달재/김용임♪
'▣ 눈요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절묘한 순간 포착 (0) | 2014.04.10 |
---|---|
만원에 사서 12조에 판 운석 (0) | 2014.04.05 |
알몸으로 암벽을 오르는 여성 (0) | 2014.03.26 |
남근과 여근 바위 (0) | 2013.11.09 |
목각 전시회(재편집) (0) | 2013.10.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