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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게시판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추모글

 

★ 기도 드립니다

 

 

 

밤은 이리도 깊어 가는데 아직 진도 앞바다에는 290여명의 우리 아이들이 깊은 바다 속에 갇혀있습니다.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입니까. 배가 좌초되고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 동안, 두려움에 떨었을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납니다.

 

왜 선박 관계자들은 사고가 나고 한 시간 동안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을까요. 구명조끼를 입고 모두 갑판 위로 올라오라는 말은 왜 하지 못했을까요. 금쪽같은 우리 아이들을 충분히 살릴 수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래서 마음이 더 아파옵니다. 이 밤이 새고 날이 밝으면 더 많은 우리 아이들이 기적적으로 구조되었다는 소식을 우리가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서민들의 일상은 어깨 한번 제대로 펴볼 틈 없이 날마다 이렇게 걱정근심의 연속입니다. 그런데 어디를 둘러봐도 희망을 주는 곳은 한 곳도 보이질 않습니다. 신문을 봐도, TV를 켜도 다치고 죽고 싸우는 소식만 들려옵니다.

 

어느 날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납니다. 왜 이러는데? 뭐가 문제인데? 그 쉬운 것을 왜 못하냐고? 똑똑한 놈들이 자기 욕심만 조금 버리면 되는 일인데, 그것을 못해서 왜 이 난리를 치냐고?

 

우리들은 사느냐 죽느냐의 갈림길을 날마다 이렇게 걷고 있는데, 혹독한 이 어려움을 어떻게 이겨내고 어떻게 살아남느냐며 비통한 한숨을 토해내고 있는데, 우리 사회는 그런 우리에게 희망 하나를 안겨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고기들은 잠을 잘 때도 눈을 감지 않습니다. 죽을 때도 눈을 뜨고 죽습니다. 그래서 산사 풍경의 추는 물고기 모양으로 만들었습니다. 늘 깨어 있으라고. 한을 품고 죽는 사람도 눈을 감지 못합니다. 이 밤에 290여명의 우리 아이들이 눈이나 제대로 감았겠습니까.

 

내 아이가 아니어도 마음이 이렇게 미어지는데 내 아이를 잃은 부모들의 심정은 오죽하겠습니까. 행복했던 가정은, 단란했던 가정은 이 아이들의 실종과 함께 지금 한 순간에 무너지고 있을 것입니다.

 

 

 

아! 우리 사회가 희망을 주는 사회였으면 좋겠습니다. 날마다 이렇게 서민들의 가슴을 갈가리 찢어놓는 사회가 아니라, 어딘가 한 곳이라도 시리고 아픈 가슴이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희망을 주는 사회였으면 좋겠습니다.

 

얼마나 더 많은 죽음이 있어야 우리사회가 깊은 병이 들었다는 것을 알게 될까요. 앞으로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러야 사람들의 아픈 비명소리를 가슴으로 들을 수 있을까요. 우리 어른이, 우리 사회가…….

 

그러는 사이에 무정하게 봄은 왔고 꽃은 이토록 아름답게 피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 모두는 기도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많은 것을 포기해도 좋으니 우리 아이들 좀 살려달라고. 우리가 더 잘 먹고 더 잘 살지 않아도 좋으니 제발 우리 아이들 좀 살려달라고.

 

그럼에도 날이 밝으면 우리 정치인들은 싸움질에 여념이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아무리 염치없는 삶을 사는 뻔뻔한 인간이라 할지라도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라는 것이 있습니다.

 

조금만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 조금만 친절하자는 마음, 내 배가 부르면 어딘가에 있을 배고픈 입도 한 번쯤 생각하자는 마음, 내가 지금 웃고 있어도 어딘가에 울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측은한 마음, 그러한 마음이 있어야 사회와 인류가 그나마 버텨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날만 새면 국민을 위한다면서 싸움만 하는 인간들. 그들이 어찌 사람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 사회 어디가 아프고 어디가 가려운지, 지금 어느 골목 어느 구석진 곳에서 누가 울고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보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이 밤에 아이를 가진 모든 부모들은 기도합니다. 지금 실종된 우리 아이들이 무사히 부모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달라고. 돌아와서 말썽피우고, 개구쟁이 짓을 하고, 천방지축 뛰어놀기만 해도 좋으니 제발 살아서만 돌아와 달라고.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추모글

 

 

  국민의 슬픔이

  바다를 이룬다.

 

  찢어진 가슴이

  눈물로 넘친다.

 

  안타깝고 허망한

  꽃다운 젊은이들의

  이 황망한 죽음

 

  아~

  천봉의 슬픔이고

  찢어지는 가슴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이어라.

 

  부푼 꿈으로 승선한

  봄날의 추억만들기가

  모르는

  죽음으로 돌아 오다니.

 

  너무

  잔인하지않은가?

 

  온 국민이 애통해 하고

  온 나라가 슬픔이다.

 

  재잘대는

  바닷바람 즐기며

  꿈꾸던 일상탈출이

  영원한 이별의 길이었다니.

 

  어린 학생들의  목소리

  귓가에 쟁쟁하게 울려

 

  가슴으로 파고든다.

 

  해맑은 목소리가

  아비규환 외침으로

 

  살려달라고

  구해달라고

  놓아 외치고

  몸부림치고

  비틀어도

 

  안전불감증이 만든 현실에서

  그들은 사지로 내 몰렸다.

 

  혼자 살겠다고

  학생들을 팽개치고

  자신의 목숨에 연연했던

  선장과 승무원들.

 

  유언비어,괴담선동으로

  희생자를 두 번 죽이는

  자들

 

  참으로 한심하다.

 

  목숨을 보존한다고

  비굴한 삶이 당당할 수 있나

 

  죽음으로 내 몰리는

  어린 아들,딸들의 절규를

  뒤로하고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말인가?

 

  보고픈 친구들

  존경하는 선생님

 

  지금 어디에 계시는 건가요?

 

  금방이라도 나 설것 같은

  그 모습을 떠올리는

  간절함으로 소원합니다.

 

  살아 돌아오세요

  기적으로 오세요

 

  오늘도 내일도

  영문도 모르고

  차가운 주검으로

  건져 올려질

 

  우리의 아들,딸

  부디 영면하소서

 

  황망한 자식들의 죽음에

  비통해 하실 부모님들

  힘을 내소서.

 

  비명횡사 억울한 젊음

  아들,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을 바꿉시다.

  우리가 바꿉시다.

 

  다시 한 번

  비통한 맘으로 희생자의

  명복을 비옵니다.

 

  APRIL 19.2014 데니스김

  - 옮긴글 -

 

  시편 69장

  "하느님, 저를 구하소서"

 

  목까지 물이 들어찼습니다.

  깊은 수렁에빠져

  발 디딜 데가 없습니다.

 

  물속 깊은 곳으로 빠져

  물살이 저를 짓칩니다.

  소리 지르느라 지치고

  저의 목도 쉬었습니다.

 

  저를 구출하소서

 

  제가 빠져 들지 않도록

  물속 깊은 데에서

  제가 구출되게 하소서

 

  물살이 저를 짓치지 못하고

  깊은 물이 저를

  집어삼키지 못하며

  심연이 저를 삼켜

  그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소서

 

  주님,

  당신의 자애가 너그러우시니

  저에게 응답하소서.

  당신의 크신 자비에 따라

  저를 돌아보소서." 

 

  - 옮긴글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