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시인의 시모음(꽃)
♡찔레꽃♡
아프다 아프다 하고
아무리 외쳐도
괜찮다 괜찮다 하며
마구 꺾으려는 손길 때문에
마구 꺾으려는 손길 때문에
나의 상처는
가시가 되었습니다
가시가 되었습니다
오랜 세월 남모르게
내가 쏟은
하얀 피
하얀 눈물 한데 모여
향기가 되었다고
하얀 눈물 한데 모여
향기가 되었다고
사랑은 원래
아픈 것이라고
당신이 내게 말하는 순간
아픈 것이라고
당신이 내게 말하는 순간
나의 삶은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축복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축복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봉 숭 아♡
한여름 내내 태양을 업고
너만 생각했다
너만 생각했다
이별도 간절한 기도임을
처음 알았다
처음 알았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 잊어야 할까
어떻게 잊어야 할까
내가 너의 마음 진하게
물들일 수 있다면
네혼에 불을 놓는
꽃잎일 수 있다면
물들일 수 있다면
네혼에 불을 놓는
꽃잎일 수 있다면
나는
숨어서도 눈부시게
행복한 거다
숨어서도 눈부시게
행복한 거다
♡안개꽃♡
혼자서는
웃는 것도 부끄러운
한 점 안개꽃
웃는 것도 부끄러운
한 점 안개꽃
한데 어우러져야
비로서 빛이 되고
소리가 되는가
비로서 빛이 되고
소리가 되는가
장미나 카네이션을
조용히 받쳐 주는
기쁨의 별 무더기
조용히 받쳐 주는
기쁨의 별 무더기
남을 위하여
자신의 목마름은
숨길 줄도 아는
하얀 겸손이여
자신의 목마름은
숨길 줄도 아는
하얀 겸손이여
♡나팔꽃♡
햇살에 눈뜨는 나팔꽃처럼
나의 생애는
당신을 향해 열린 아침입니다
신선한 뜨락에 피워 올린
한 송이 소망 끝에
내 안에서 종을 치는
하나의 큰 이름은
언제나 당신입니다
한 송이 소망 끝에
내 안에서 종을 치는
하나의 큰 이름은
언제나 당신입니다
順命보다 원망을 드린
부끄러운 세월 앞에
해를 안고 익은 사랑
부끄러운 세월 앞에
해를 안고 익은 사랑
때가 되면
추억도 버리고 떠날
나는 한 송이 나팔꽃입니다
추억도 버리고 떠날
나는 한 송이 나팔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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