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리울 땐 전화해도 괜찮을까요 / 雪花 박현희
사랑하기에 보낼 수밖에 없다며
다시는 전화하지 말라던 그대에게
또다시 전화를 건다는 건
어쩌면 내겐 두려움 그 자체이지요.
그래도 가끔 못 견디게 그립고 보고파지면
수화기 저편에서 들려오는 그대의 음성이나마
듣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모두 부질없는 일이라 여겨
이내 마음을 접어두곤 했지요.
지금껏 늘 그래 왔는데
오늘은 몇 번이나 망설인 끝에
용기를 내어 수화기 버튼을 눌렀지요.
헌데 뜻밖에도 그동안 별일 없이 잘 지냈느냐며
안부를 물어오는 따뜻한 그대의 음성에
어찌나 기쁘고 반갑든지
울컥 목이 메어오고 눈시울마저 붉어지던걸요.
비록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나지막한 음성이지만
진정 서로를 염려해주는
따스한 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 이렇게 좋은 것을
그동안 왜 그리하지 못했을까 아쉬움마저 드는군요.
서로 행복과 안녕을 기도하며 남은 인생 여정을
꽃보다도 더 아름다운 사랑과 우정으로
손잡고 동행할 수 있도록
우리 이제부터라도 서로 마음을 열고
가끔 그리울 땐 언제든 편하게 전화해도 괜찮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