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수필가 오가와 유리는 [은퇴남편 유쾌하게 길들이기]
라는 저서에서 10계명을 제시했다
1.점심 정도는 남편 스스로 차려먹게 하라
2.식사 때 대화를 많이 시도하고 가벼운 집안일부터 분담하라
3.둘이서 종일 얼굴을 맞대고 잇는 것은 되도록 피하라
4.각자의 생활공간을 위해 각방을 쓰는 것도 나쁘지 않다
5.남편이 강아지처럼 하루 종일 졸졸 따라다니게 하지 마라
6.남편의 취미생활을 격려하라
7.두 달에 한 번은 오붓하게 여행을 떠나라
8.남편이 주 1회라도 밖에서 활동하게 하라
9.병이 났을 때는 아낌없이 위로하고 간호하라 (아내에게도 마찬가지)
10.공격이나 비난은 금물이다.
칭찬하고 또 칭찬하라(아내에게도 마찬가지)
인터넷 이야기에 '삼식이 유머' 라는 것이 있다
남편이 하루종일 세끼를 다 집에서 먹으면 삼식이,
하루 세끼를 다 밖에서 먹어서 부인을 편하게
해주는 남편은 영식님
하루 세끼에 간식까지 달라고 하면 간나 새끼
자기 전까지 먹을 것 달라고 하면 종간나 새끼라는 유머^^
퇴직후에 남편은 동반자로써의 역할을 다시한번 생각 해봄직한
이야기 아닌가
백화점 고층 식당에 가면 실버 아내들의 모임이 한창이다
아이들 다 키우고 주방에서 해방될 나이에 종일 집에서
남편의 뒤치닥거리는 애정전선에 빨간 불이 아닐까나?
마님 졸졸 따라다니는 ‘바둑이’ 남편 되지 않으려면
은퇴남편 유쾌하게 길들이기』
누레오치바’란 일본말이 있습니다. ‘젖은 낙엽’이란 뜻이라죠.
그런데 이게 별로 보기에 좋지도 않으면서 땅에 착 달라붙어
쓸어도 쓸어도 치우기힘든 나뭇잎을 가리키는 게 아니랍니다.
별다른 준비 없이 퇴직한 50~60대 남편을 일컫는
‘비아냥’이라 들었습니다. 그만큼 일본에선 은퇴 남편 ‘처리’가 어지간히
사회 문제가 되는 모양인데 이건, 우리도 마찬가지겠죠.
이와 관련해 오가와 유리라는 일본의 여류 수필가가 쓴 『은퇴 남편 유쾌하게 길들이기』
(김소운 옮김, 나무생각)란 책이 눈에 띄었습니다.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고
은퇴 남편 문제를 앞서 고심한 이가 정리했으니 뭔가 얻을 게 있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왜 지피지기면 백전불패란 손자병법의 한 구절이 떠올랐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이든 부부가 오순도순 살아가기 위한
15가지 팁을 담은 이 책은 상당히 유쾌합니다.
지은이가 ‘아저씨’(남편을 이렇게 부르더군요)가 자립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길들여가는 과정을 읽노라면 큭큭 웃음이 나올 정도입니다.
경제력을 잃은 남편을 ‘은퇴 미아’라 부르며 "육아" 아닌 ‘육옹(育翁)’이라
하는데도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남편에 대한 사랑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남편이 홀로 되었을 때 혼자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는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좀 더 높은 수준까지 남편의 자립능력을 향상시켜야 합니다”라고 하니까요.
제6조 ‘남편이 바둑이화되는 것을 경계하자’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바둑이’란 아내가 곁에 없으면 언짢아하는, 그래서 외출하는 곳마다 그림자처럼 붙어 다니는
어리광쟁이를 뜻합니다. 그런데 많은 은퇴 남편이 바둑이가 되기 쉽답니다.
이웃도, 인근 지리도 잘 모르니 그럴 수밖에요. 지은이는 산책을 같이 나서도
서로 다른 코스를 간다든지, 헬스센터를 따로 간다든지 해서 단계적으로
남편을 떼어놔 바둑이를 ‘졸업’시켰다고 한다.
이 과정은 읽는 재미가 덜하지만 제2조 ‘상갓집 분위기의 저녁식사에서
탈출하라’는 상당히 재미납니다.
실은 그러리라 전혀 생각 못 했는데 은퇴 후 매일 삼시 세 끼 부부가
마주 앉아 밥을 먹는 것도 꽤나 괴롭다네요.
원래 대화가 없었다면 갑자기 화기애애한 대화가 오갈 리 없고,
익히 아는 처지에 신선한 화제도 없을 터이니 식사시간이 ‘침묵의 시간’이 된답니다.
이 때문에 식사시간을 서로 달리하는 등 편법을 쓰다가 지은이는
저녁 식탁을 대폿집 분위기로 바꿉니다.
침묵을 없애기 위한 소리를 깔기 위해 라디오의 야구중계를 틀어놓다가
경기가 없는 날은 아예 흘러간 노래 전집을 차례로 틉니다.
그랬더니만 “아무개가 이번에 안타를 쳐야 할 텐데…”라든가
“이 노래 내가 중학교 때 나온 건데…” 하는 식으로 말문이 트이더라는 거죠.
지은이는 한걸음 더 나아가 저녁식사 때만이라도 아내에게 말을 붙이라 권합니다.
“이거 무슨 채소야”라도 좋다네요. 단 절대 트집 잡지 말고 가급적 칭찬하는 것으로요.
집안일을 시키는 방법은 더합니다. 우선 설거지와 청소 양자 택일에서 시작해
일일이 가르치기, 칭찬하기로 가다가 익숙해지면 가스레인지 청소 등 ‘큰일’을 맡기라면서
거부할 경우의 비법을 일러줍니다. “이 집은 당신 명의로 된 당신 집이지 내 집이 아니거든요.
죽는 날까지 살려면 수시로 손질해 줘야 한다고요”라고 꼬드기라네요.
은퇴를 앞둔 남편들 입장에선 상당히 서늘한 내용이 적지 않지만 알아두면 나쁘지 않을 듯합니다.
시켜서 하는 것보다 스스로 하는 편이 나으니까요.
자칫하다가 “남편이 여자라도 생겨 딴살림을 차렸으면 좋겠어요”란
아내의 한탄을 듣는 것보다는 훨씬 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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