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행복한 풍금 이라는 斷想 / 김 치 경
파도소리 찰싹이는,
충남 서천의 작은 남촌 마을 서도초등학교
내 유년의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 학교이다.
이제 세월지나 중년에 접어든 지금,
그 시절 떠올리며 마음의 옛 동산에 오르면
여름바다 뭉개구름 두~둥실 떠오르고,
어디선가 솔바람 타고 들려오는
그때 그시절 시골학교 풍금소리.....
동구~밖 과수원 길 따라 찾아가면
코흘리개 개구쟁이 녀석들
목청 높여 외치는 노래 소리에
담임선생님의 삐그덕 페달은
힘찬 목청만큼 더욱 신이난다.
시골학교 총각 선생님 어설픈 연주이지만
창문너머 여름바다 파도소리는 예쁜 화음 넣어주고
가끔씩 바다 갈매기 날아들어
데스칸트(descant) 처럼..... 끼루룩대면
그날은 세상에서 가장 정겨운 풍금 소리되어
지금도 마음 한켠에서 아련하게 들려온다.
우린 저마다 마음 속에 잊혀진 풍금이 있다
비록 힘들고 지친 고된 시절이었으나
교실 한켠 풍금 소리는 희망을 주었고
힘든 중에도 목청껏 노래 부르며 웃을 수 있었다
수 십년 세월지난 지금도
내 마음의 풍금소리는
여름바다 뭉개구름 타고
찰싹이는 파도소리 함께 멀리멀리 퍼져나간다
작은 시골 학교에서
아무 욕심없이 우리에게 꿈을 키워준 소박한 풍금처럼
이제는,
부족함 많지만 내 자신이 가장 편한 악기통 되어
이름모를 누군가에게 꿈을 심어주고
어려워도 웃을 수 있는 행복을 나눌 수 있다면....
먼 훗날 세월지나 나를 기억해 주지 않아도
정겨운 시골학교 풍금소리마냥
음악은 남아..... 멀리멀리 퍼져 나가겠지!
그럼 나도..... 그때, 가장 행복한 풍금이 된다.
초록바다/박경종 시/이계석 곡/김치경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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