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무도 모른다 김사인 나의 옛 흙들은 어디로 갔을까 땡볕 아래서도 촉촉하던 그 마당과 길들은 어디로 갔을까 나의 옛 개울은, 따갑게 익던 자갈들은 어디로 갔을까 나의 옛 앞산은, 밤이면 굴러다니던 도깨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런닝구와 파자마 바람으로도 의젓하던 옛 동네어른들은 어디로 갔을까 누님들, 수국 같던 웃음 많던 나의 옛누님들은 다 어디로갔을까 나의 옛 배고픔들은 어디로 갔을까 설익은 가지의 그 비린내는 어디로 갔을까 시름 많던 나의 옛 젊은 어머니는 나의 옛 형님들은, 그 딴딴한 장딴지들은 다 어디로 사라졌을까 나의 옛 비석치기와 구슬치기는, 등줄기를 내려치던 빗자루는, 나의 옛 아버지의 힘센 팔뚝은, 고소해하던 옆집 가시내는 어디로 갔을까 나의 옛 무덤들은, 흰머리 할미꽃과 사금파리 살림들은 어디로 갔을까 나의 옛 봄날 저녁은 어디로 갔을까 키 큰 미루나무 아래 강아지풀들은, 낮은 굴뚝과 노곤하던 저녁연기는 나의 옛 캄캄한 골방은 어디로 갔을까 |
'♡ 고운시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4월은 /윤보영 (0) | 2013.04.03 |
---|---|
비위 틀리다/돌샘 이길옥(익살스런 시) (0) | 2013.03.04 |
시인들이 뽑은 사랑시 50편 (0) | 2013.03.01 |
들꽃같은 내 사랑아~! (0) | 2013.02.13 |
그대 오는 길 등불 밝히고 / 이해인 詩 (0) | 2013.0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