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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운시모음

비위 틀리다/돌샘 이길옥(익살스런 시)

 

    <비위 틀리다> - 시 : 돌샘/이길옥 - 내가 기분 상하고 비위 뒤틀리는 건 어디까지나 순전히 내 개인적인 문제다. 남이야 백주에 홀라당 벗고 네거리에서 육갑을 떨든지 말든지 전신주에 웃옷 걸어놓고 느긋하게 허리춤 내리고 시원하게 방뇨를 끝낸 뒤 부르르 몸서리를 치든지 말든지 대낮부터 만취해 자꾸 중심 놓치고 휘청거리다 울렁거리는 속 울컥 게워내든지 말든지 요조숙녀, 조강지처, 현모양처들이 떼거리로 허물 벗고 외간 남자와 뜨거운 불장난으로 타든지 말든지 사랑에 중독되어 세상 여자 다 데려다 깔고, 베고, 덮고 자든지 말든지 아, 그리고 많이 처먹어 배부른 자가 먹고 더 처먹다 배 터져 죽든지 말든지 그래, 그래 옷감 부족으로 자꾸 올라가는 치마 밑으로 붉은 팬티가 보이는 처녀가 애를 배든지 말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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