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나더러 / 雪花 박현희
세상은 나더러
많은 재물을 욕심내라지만
비바람 막아줄
포근하고 아늑한 사랑의 보금자리
하나만 있으면 충분하지요.
세상은 나더러
부귀와 영화를 쫓으라지만
하루 세끼 거를 걱정 없고
걸칠 옷 몇 가지 있으니
이만하면 부유하지요.
세상은 나더러
명예와 권세를 탐하라지만
알몸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인생길에
내 이름 석 자 기억해
눈물로 배웅해 줄 한 사람 곁에 있다면
더는 바랄 것이 없지요.
비록 가진 재물 없어도
누릴 권세와 명예는 없어도
사랑하는 내 사람과 함께
알콩달콩 소박한 행복을 맛보며
흐르는 물처럼 바람처럼
순리대로 살다 가면 그만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