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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와 허수아비
글 .신삿갓
가을 들판에 바람이 불면
길가에 대롱대롱 매달린
참새 쫓는 깡통 딸랑딸랑
방울 소리에 깜짝 놀란 참새들
훠이 훠이 날갯짓하며 날아가고
황금 들판 지켜주는 허수아비
비렁뱅이 누더기 옷하나 걸치고
따사로운 햇살에 깜박 졸다가
선잠에서 깨어나 기지개 한번 펴고
바람에 찢겨진 옷자락 속엔
지푸라기 몸뚱이 속살 다 내놓고
두 눈을 부릅뜨고 바람 부는 데로
소맷자락 이리저리 흔들어
사람 흉내를 내 보지만
참새들은 본체만체하는 듯
가을 향기에 취해 시간만 보내는
허수아비라고 눈치를 챘는지
속닥속닥 똑똑한 참새들
이젠 겁도 없이 아주 가까이
날아와서 친구인 냥 종알종알하네
해저 무는 들녘에서 혹여
허수아비 만나거든 옛정을 생각해서
손이나 한번 흔들어 주고 가소
어두운 밤이오면 혼자서 외롭답니다
ㅇ
출처 : 추억의 책장을 열면
글쓴이 : 신삿갓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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