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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雪花님사랑시

가을은 다시 찾아왔건만 / 雪花 박현희

 

 

가을은 다시 찾아왔건만 / 雪花 박현희

 

황금빛 물결로 넘실대는 들녘과

오곡백과가 튼실히 여물어가는

풍요롭고 아름다운 계절

가을은 다시 찾아왔건만

내 마음은 왜 이리도 외롭고 공허한 걸까요.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고

무엇하나 부족함이 없는데

가슴 한구석 휑하니 뻥 뚫린 듯

채워지지 않는 공허는 왠지 모르겠습니다.

소슬한 바람에 파르르 떨다가 힘없이 떨어져

이리저리 뒹구는 낙엽만 봐도

왈칵 눈물이 쏟아지네요.

예민한 감성의 사춘기 소녀도 아니건만

떨어져 나뒹구는 낙엽만 봐도

괜스레 슬퍼지고 시려 오는 마음을

도무지 주체할 길이 없군요.

온 세상이 텅 비인 듯

밀려드는 외로움과 공허를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다면

누군가의 어깨에 기대어

펑펑 울어라도 보고 싶네요.

풍요롭고 아름다운 계절

바야흐로 가을은 다시 찾아왔건만

유독 가을을 앓는 내겐

풍요로운 결실의 계절이기보다는

소멸의 의미가 더 큰

지독한 상실의 계절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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