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내리면
雪花 박현희
보송보송 탐스럽게 내리는 하얀 첫눈이
어쩜 이리도 예쁠까요.
철부지 어린아이도 아니건만
마음은 또 왜 이리 설레는지 모르겠네요.
지금 당신이 계신 그곳에도
탐스러운 함박눈이 소복소복 내리겠지요.
하얀 첫눈을 바라보며
내가 당신을 떠올리듯
혹시 당신도 지금 첫눈을 바라보며
내 생각에 젖어 있지는 않나요.
첫눈이 내리면 당신과 함께
하얀 겨울 여행을 떠나는 꿈을 꾸곤 했었는데
이렇듯 예쁜 첫눈이 내려도
그리운 당신에게 소식조차 전할 수 없는 걸 보면
당신과 떠나는 하얀 겨울 여행은
아마도 내겐 너무 사치스런 꿈이었나 봅니다.
바짝 치켜세운 검정 코트 깃 위로
머리와 어깨에 온통 새하얀 눈을 뒤집어쓴 채
뚜벅뚜벅 당신이 내 앞에
홀연히 나타날 상상을 하며
내리는 눈을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쉽게 사랑하고 쉽게 이별하는 것이
요즘 세태의 흔한 사랑이라지만
우리의 사랑은
은빛 설원 속에서 피어난 영롱한 눈꽃처럼
세상 세파에 물들지 않는
티 없이 맑고 깨끗한 순백의 사랑으로
영원히 하얗게 피어나면 좋겠습니다
=깔끔한미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