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 리 밭
어릴적 우리는 저 보리 내음 진동하는 보리밭 속을 마냥 달려가며 즐겁게 뛰어놀았지........
산새소리 반기는 뒷산 숲속으로 헐떡이며 뛰어 올라가 산딸기 따먹으며 무조건 즐거워했지 보리내음이 좋아 또 보리밭 속으로 달려가노라면 보리가시(?)에 찔리는 것은 안중에도 없었지 보리밭 언덕에서 종달새 지지배배 새알을 찾으려 숲속을 헤매며 하루 해를 보냈었지 들녘에 붉게 핀 패랭이꽃 꽁지를 따서 빨아먹으면 그맛은 꿀맛이었지.......
그렇게, 그렇게 지나다보면 어느듯 보리는 익어가고 우리의 꿈도 익어갔지...... 그시절 우리는 쌀밥은 상상도 못했었지, 우리의 밥그릇엔 언제나 꽁보리밥이었지...... 보리밥 지을때 호박잎 쪄서 된장에 쌈 싸먹으면..... 아, 그맛은 영원히 잊지 못하리.... 그리고 그 보리밭은 누나 형들이 사랑을 속삭이던 장소이기도 했지...... 아, 옛날이여!
지금도 그시절 못잊어, 노래방 가면 우리 동포들 김새거나 말거나 “보리밭‘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