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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雪花님고운시

지난밤 꿈속에 당신을 보았지요

    지난밤 꿈속에 당신을 보았지요 / 雪花 박현희

     

    지난밤 당신을 생각하다 잠이 들었나 봅니다.

    꿈속에서 환히 웃고 있는 당신을 보았지요.

    어서 내게 가까이 다가오라고

    두 팔을 크게 벌려 손짓하더군요.

    그러나 마음은 당신을 향해 저만치 달려가건만

    두 발은 땅바닥에 찰딱 들러붙은 것마냥

    좀처럼 움직일 수가 없더군요.

    당신과 나 사이에 그어놓은 선은

    꿈속에서조차도 감히 넘을 수가 없었나 봅니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당신 이름을 목놓아 부르다가

    부스스 잠이 깨고 말았지요.

    반쯤 가려진 커튼 너머로 창밖을 내다보니

    보송보송 새하얀 함박눈이 소복소복 내리네요.

    탐스럽게 내리는 함박눈이

    오늘따라 당신이 눈으로 내리는 것만 같아서

    왠지 당신이 더욱더 그립고 보고 싶군요.

    당신, 잘 지내시는지요.

    더러는 내 생각도 하시는지요.

     

    새하얀 눈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꿈길에서조차도 닿을 수 없는 우리의 인연에

    그만 목이 메어와 난 또 소리 없이 눈물을 떨구고 맙니다.

 

 
가져온 곳 : 
블로그 >추억의 책장을 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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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설화 박현희| 원글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