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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이야기

* 지난 여름날의 추억 *

 

 

 

 

             * 지난 여름날의 추억 *

 


아늑하고 고즈넉한 시골에서 보낸 지난날을 추억하며...


살을 파고들 듯 따갑게 내리쬐던 햇볕.
강력한 힘을 과시하던 햇님이 지친 몸을 서산으로 누일 때
식구들은 대나무를 엮어 만든 평상이나 덕석에 모여앉아 저녁을 먹었습니다.


보리쌀에 흰쌀이 간간히 섞여있는 밥에 밭에서 막 따온 싱싱한 고추
조물 조물 가지나물과 신 김치가 전부였지만 어쩜 그렇게 맛이 있었던지..

어둠이 내리기전에 서둘러 저녁상을 물리고 남아있는 더위를 식히려
시원한 평상에 앉아 오순도순 정담을 나눌 때면 어김없이 찾아드는 불청객.
예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여름밤, 우리를 괴롭히는 모기가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모기들을 쫓기 위해 커다란 깡통에 불을 지피셨고
불이 타오르면 마르지 않은 생풀을 넣어 회색빛에 가까운 연기를 피우셨지요.


평상에 앉아 있는 우리에게 연기가 날아와 콜록콜록, 눈물 콧물 범벅이 되어도
뭐가 그리 좋은지 깔깔 거리며 우리는 긴 시간 평상을 떠나지 못하였습니다.

가끔,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면 모기들도 주춤 했었지요.
그런 날이면 누나와 동생, 그리고 나는 평상에 누워 검은 천에 금박수를 놓은 듯
별이 무수히도 많았던 밤하늘에서 가지 가지 별 자리 찾기도 했었으며

시냇물 처럼 길게 드리워진 은하수를 보며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했었죠.
아름다운 밤하늘을 향해 길게 누운 우리는 참새처럼 재잘거리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누워 있노라면 반짝이는 반딧불이도 볼 수 있었고 
아주 가끔은 긴 꼬리를 끌며 떨어지는 별똥별도 볼 수 있었던 그때..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에도 제 기억 속에서 선명한 별처럼 빛이 나고 있답니다.
대나무 평상도 그립고..반딧불도 그립고..
아버지가 피워주시던 매쾌한 연기의 모깃불도 그립고..모두가 그리운 것들입니다.


여름이 되면 더욱 더~~          2012, 6, 20...여름날... 늘청춘(청운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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